자, 올해 2020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이 맘때면 으레 하는 일. 2021년 달력을 준비하고 다이어리를 사는거 아니겠음? 다이어리는 매년 2월정도까지만 끄적이다가 방치하는 실수를 몇 년째 반복해와서 올 해는 안 사기로 결심했음. 대신 식탁에 올려 둘 작은 탁상달력은 필요했기에 교보문고 핫트랙스를 방문했다. 이런건 항상 핫트랙스에서 구입하는 듯.
이거다. 비온뒤(Be on D)라는 곳에서 나온 탁상달력, 2021 DESK CALENDAR다. 4,000원대에 구입한걸로 기억함. 이녀석으로 결정한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일단 가격이 괜찮다. 5천 원도 안하는 가격대에 흡족했음. 글고 작다. 식탁 위에 가볍게 올려두고 간간히 할 일 적는 목적인데 너무 크면 불편하다. 선물 받은 2020년 달력이 좀 커서 불편하길래 이번엔 작은거로 골랐다.
가격과 사이즈에선 만족했으나, 집에 와서 속지를 하나하나 보니까 좀 별로인 달력이더라. 요건 밑에서 설명하겠음.
비온뒤 탁상달력의 컬러는 베이지, 버건디, 웜그레이, 라벤더 네 가지인데 내가 산건 버건디 색상이다. 커버 페이지랑 삼각 받침대 종이만 다르지 속지 색상이나 디자인은 똑같다.
이 탁상달력에서 약간 불만인 점이 있는데, 각 요일이나 일에 표현한 색상이 월별로 제각각이라는거다. 심미적 측면에서, 디자인적 관점에서 있어보이고 예뻐보일 수 있겠다. 근데 스테레오타입으로 굳어진 개념, '일요일과 공휴일은 빨간색' 같은 것들이 달력 색상과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1월만 봐도 색상대비가 명확하지 않아서 한 눈에 휴일이 보이지 않는다.
일단 각 월별 색상을 하나씩 보여주겠음.
2월은 그래도 일요일/공휴일과 평일이 식별 가능하다.
3월도 그럭저럭 눈에 익숙함.
4월은 보색대비가 별로 없어서인지 구분이 쉬이 안된다. 주중에 공휴일이 없어서 그렇지, 하루라도 껴있으면 더 눈치채기 힘들었을거다.
자 5월. 쉬는 날을 녹색으로, 평일을 자주색으로 표현했다. 아까 3월이랑 보자. 색상이 똑같진 않은데, 유사한 색상이 '반대로' 표현되어 있다. 슬슬 헷갈리기 시작하는거다.
6월. 뭐 그럭저럭 무난하지만 완연한 보색 대비는 없다.
7월을 보자. 일요일이 파란색이다. 평일과 토요일이 주황색이고. 저 위에 2월을 다시 보자. 정확히 반대로 표현해놨다. 이래놓으니 7월은 마치 일요일이 영업일이고 평일, 토요일이 쉬는 날같다. 별로다. 7월같은 디자인 때문에 이 달력이 불만스러운거다. 안그래도 쉬는 날 없는데!
8월. 여전히 눈에 확 들어오진 않는다.
9월. 한 눈에 휴일이 보이나?? 보색대비가 거의 없어서 죄다 같은 색으로 칠한 거 같다. 아까 4월에서 우려했던 일이 바로 나타난거. 사진이라 더 그렇게 보일 수 있는데, 실제로도 색상이 비슷하다. 9월을 딱 펴자마자 추석이 언제지!? 하고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거다.
자 10월도 아까 7월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보색대비가 우리네 일반적인 개념과 반대로 적용되서 그런가보다.
가장 달력다운 모습을 보이는 11월이다. 일요일엔 빨간색 계통으로, 평일과 토요일엔 검은색 계통으로!! 눈에 아주 잘 들어오고 1주일을 인식하기도 매우 편하다. 모든 월을 이렇게 했으면 훨씬 좋았을거다.
12월도 마찬가지. 명확한 보색대비 뿐만 아니라, 흔한 달력처럼 휴일과 평일을 구분해놨다. 막판에 가서야 제대로 만든 느낌이다.
이렇게 모아서 한 눈에 보니까 더 잘 알겠음. 2월에 계획 적고 바로 7월 계획 적으려 넘기면 동공지진 올 수 있다는거다.
이런 스티커도 주는데, 내 기준 쓰잘데기 없는 아이템이다. 이런거 주느니 가격을 100원이라도 깎는게 더 취향이다.
썩 맘에 들진 않는데, 어차피 집에 두고 집안일이나 경조사 캘린더 정도로 활용할거라 그럭저럭 써 볼 생각임. 대신 내년에도 이런 디자인이라면 거들떠도 안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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