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아주 오래 전, 악기를 한 가지 다뤄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우쿨렐레를 샀던 적이 있다. 아마도 딱 다섯 번 정도 튕기다가 방치했을 것이다. 그러고 결혼하면서 이삿짐 정리 때 쓸쓸히 버려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랬던 내가, 다시 한 번 악기를 구매했다. 언젠가 TV에서도 나온 적 있는 칼림바(Kalimba)이다.
요새 재택근무 하면서 집에만 박혀 있기도 하고, 주말에라도 싸돌아다니면서 리프레쉬를 해야 하는데 못하니까 좀이 쑤셔 힘들다. 이게 바로 코로나블루인가 싶음. 노트북 덮고 책상에서 일어나면 퇴근이라 시간이 생겼으니, 게코 어쿠스틱 칼림바로 코로나블루로 추정되는 무기력함을 극복해 봅시다.
칼림바는 아프리카 민속 악기 중 하나다. 엄지손가락만으로 연주할 수 있고 건반형태라 손가락 피아노라고 불리기도 한다. 게코 칼림바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 판매처가 많음. 내가 알아볼 때만 해도 얼마 없드만 요새는 많이 대중화가 되었나보오. 내가 산 브랜드는 게코 어쿠스틱 칼림바 K17MAP 모델이다. K17CAP모델을 약간 더 좋게 만들었다 함. 아쉽게도 지금은 살 수 없는걸로 보인다. K17CAP 모델이 보다 대중적이니, 혹여 이 칼림바 구매를 고려한다면 K17CAP를 알아보면 되겠다.
박스 겉면에는 모델명이 K17CAP로 되어 있는데, 실제 칼림바 뒷면에는 K17MAP로 각인되어 있다. 게코 칼림바는 마호가니 목재에 스테인 페인팅을 입히고 3번 정도의 유광 도장으로 마감했다 한다. 텐션바(브릿지)를 고정하는 볼트는 초고강도 스테인리스 소재이며, 음색은 전체 음역이 또렷하고 밝은 느낌을 표현했다 한다. 입문자한테 추천한다고 함.
함께 들어있는 부속들이다. 망치처럼 생긴 건 셀프 튜닝을 위한 것이고, 나머지는 설명서와 악보가 일부 있는 책자다. 동그란 큐빅 스티커와 알파벳/숫자 스티커는 건반(울림쇠)에 붙여 연습할 때 가이드 역할을 한다. 일단 붙이지 않고 '반짝반짝 작은 별' 같이 단순 음계를 쳐봤다. 건반 위치가 익숙하지 않아서 계속 다른 음을 치게 되더라. 왕초보로 시작하면 일단 건반에 스티커 작업은 다 해놓고 연습하는게 좋을 듯.
그리고 어느 악기나 다 비슷할텐데, 칼림바도 오래도록 연습하고나면 엄지손가락이 화끈화끈하다. 소리를 크게 내려면 건반을 더 강하게 튕겨야 하는데, 이걸 다 엄지로만 해야해서 그렇다. 하루 연습하고 다음 날 다시 시작할 때가 힘들다.
사은품으로 요 마이크가 같이 왔었다. 핸드폰에 연결해서 테스트해봤는데, 지직대는 잡음이 간헐적으로 들렸다. 퀄리티가 썩 좋지 않은 마이크로 보인다. 칼림바 소리가 워낙 맑고 청아하게 들리는지라 잡음이 조금만 섞여도 티가 많이 났다. 나중에 어느 정도 연습이 되면 나름 연습영상을 올려 볼 생각인데, 그러려면 가성비 좋은 마이크도 하나 장만해야 하나 싶음.
말로만 이렇게 하고 얼마 못 가 또 방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함 ㅇㅇ.
총 17개의 울림쇠가 있어서 모델명에 '17'이 들어갔다. 가운데 가장 긴 울림쇠가 피아노로 치면 '도'다. 그 후 짧은 순서대로 레 미 파 솔 라 ~ 순서로 간다. 위치로 보면 가운데를 기점으로 좌 우 좌 우 좌 우 이렇게 음계가 올라가는 구조다. 튜닝은 얼추 끝낸 상태로 받은터라 어색한 음이 들리지는 않았다. 가장 측면에 있는 건반은 소리가 약해서, 강하게 치다보면 엄지손가락 아작난다.
내 손이 그렇게 크지 않음에도 인접한 울림쇠를 같이 치는 경우가 계속 있다. 그냥 엄지 가는대로 느낌 오는대로 쳐봤다. 정체불명의 멜로디가 만들어졌지만, 귀에 들리는 소리만큼은 오르골을 열어둔 것마냥 맑았다. 오 이것이 코로나블루를 치유하는 소리인가보다. 생각보다 더 청아하고 맑은 음색이라 가만히 듣고 있자면 힐링된다고 한다. 아내가 그렇게 말해 줌.
소리 자체는 큰 편이 아니라, 밤늦게 집 거실에서 연주해도 문제 없어보인다. 모두 잠든 꼭두새벽에 있는 힘껏 내리치며 연주하지 않는 이상 주변에 피해줄 일은 없을 것 같다.
유튜브에 보면 칼림바로 연주하는 커버 영상이 많다. 그간 몰랐던 악기의 세계에 들어온 것도 신기한데, 이미 어마어마한 실력으로 연주하는 분들이 많은 게 더 신기했다. 그 분들 연주를 들어보면 마음이 안정되는 힐링 효과까지 있다. 조만간 나도 난이도 낮은 곡 하나 정도 숙지해서 얼른 기록으로 남기려 노력 정도는 해봐야지.
파트너스 활동으로 일정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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